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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의 이해 못 할 휴대전화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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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의 이해 못 할 휴대전화 열풍

입력
2011.11.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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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9월 말 기준으로 80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6월말 발표된 보급대수가 66만대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 3개월 사이에 14만대가 넘게 판매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속도라면 올 연말엔 100만대에 가까운 휴대전화가 북한 전역에서 개통되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단말기와 가입비를 합쳐 약 250달러. 그리고 통화 1분당 통화비가 1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사용이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더구나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가격이 700~800달러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은행 통계와는 다른 북한

북한 주민들에게 휴대전화의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지만, 노동자 한달 월급이 공식적인 북한 돈으로 약 3,000원 정도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처럼 고가의 휴대전화가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상당히 의아스럽다. 때마침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북한의 경제상황은 오히려 마이너스 0.5% 성장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이어 작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북한에서 휴대전화의 보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분명 둘 중의 하나는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북한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북한에서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크게 3가지 구매형태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개인이 구입하기 보다는 기관이나 기업소, 공장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구입된 휴대전화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 이런 형태의 구매가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북한에서도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일부 부자들이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경우이다. 개인들이 구매하는 경우는 아마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80만대의 휴대전화가 모두 이런 식으로만 구입된 것일까. 세 번째의 구입 유형은 일반적인 주민들이 구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공식적인 월급과 소득만으로 도저히 이렇게 큰 규모의 지출을 할 수 있느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주민들의 1인당 GNI(국민소득)는 약 1,074달러이다. 이 역시 과대 평가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아무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보더라도 일반 주민들의 휴대전화 구입과 사용은 1년치 국민소득의 상당부분을 지출해야 한다. 80만대의 보급대수 중에 어느 정도가 일반주민들이 구매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일부 북한 주민들의 경우 자신들의 소득에 맞먹는 지출을 휴대전화에 쏟아 붓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량난과 물자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구매의 3가지 유형은 있을 수 있는 상황을 가상해본 것이다. 아마 다른 방식의 구매도 있을 것이다.

수수께끼 과연 풀릴까

의아스러운 것은 북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늘어나고, 그것도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비공식적으로 남북한간 통화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북한에서 휴대전화 보급이 확산되면서 분단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북한과는 다른 북한이 있으며, 우리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과연 오늘날 북한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한국은행의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2006년 이후, 2008년만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언론 보도에 의하더라도, 북한은 곧 붕괴할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발표된 휴대전화 보급의 급속한 확장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이래저래 '수수께끼의 북한'이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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