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게임기(콘솔)를 판매하는 일본 소니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온라인 게임서비스를 부분 중단키로 했다. 한국 정부가 시행 예정인 게임셧다운제 때문이다.
게임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게임서비스업체에서 강제 차단하는 제도로 오는 20일 자정부터 시행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MS는 게임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대책을 논의해왔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부분 중단하기로 했다. 양 사는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3'(소니)와 '엑스박스360'(MS)를 구입한 전 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게임 대결을 제공하고 게임아이템도 판매한다.
소니는 아예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온라인 게임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18일 오전 11시부터 신규가입을 할 수 없으며, 기존 가입 청소년들도 이용이 중지된다. 사실상 청소년 퇴출인 셈이다.
소니는 '청소년 고객 퇴출'이란 극단적 방법을 쓴 이유에 대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소니컴퓨터엔테터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PSN은 전세계에서 동시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여서 특정 시간대에 특정 국가의 특정 이용자들만 차단할 수 없다"며 "결국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을 아예 제외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PSN에 가입해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한 청소년들에게는 비용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MS 역시 비슷한 극단적 방법을 검토 중이다. 성인 청소년 가릴 것 없이 무조건 한국 이용자에 대해선 자정부터 새벽6시까지 온라인 게임서비스인 '엑스박스라이브'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소니는 PSN 가입 시 그나마 개인정보를 받기 때문에 청소년을 가려낼 수 있지만, MS의 엑스박스라이브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청소년만 서비스를 끊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MS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본사와 협의 중"이라며 "(셧다운제는) 전세계에 유일한 경우여서 해결 방법 마련이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MS는 이 경우 유료가입자들에게 일부 금액을 환불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세계 콘솔 게임시장을 양분하는 소니와 MS의 공통된 반응은 한국의 게임셧다운제가 황당하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본사에 이 제도를 납득시키는 데 꽤 오래 걸렸다"며 "밤에 몇 시간 접속을 끊는 제도로 청소년 게임중독이 해결되느냐며 어처구니없어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3년 태국이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지만, 실효성이 없어 2년만에 폐지한 전례가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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