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면산 산사태의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내주 초 현장에 직접 가기로 했다. 앞서 박 시장이 '우면산 산사태는 천재만은 아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어 사고 원인 재조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21일 오후 2시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발생 현장을 방문해 피해지역 및 복구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 의견을 직접 듣는다. 이 자리에는 진익철 서초구청장, 최광빈 시 푸른도시국장 등도 참석한다. 박 시장은 방배래미안아파트, 전원마을 등 산사태 피해 주민들과도 만난다.
현장 방문에 앞서 박 시장은 시 산사태 원인조사단과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산사태 전문가들을 각각 따로 만나 설명을 듣기로 했다. 박 시장은 우선 16일 정형식 서울시 우면산산사태원인조사단장(전 한양대 교수) 등 조사단 관계자들을 만나 공식 조사 결과를 보고 받는다.
이어 17일에는 13개국 18명의 산사태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학회 공동 산사태 기술위원회의 회장인 루시아노 피카렐리 이탈리아 나폴리 제2대학 교수, 한국대표인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를 함께 만난다. 이 자리에는 염형철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문화ㆍ환경분과 위원, 김종철 우면산 산사태 피해주민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피카렐리 회장은 이 대표와 16일 우면산을 함께 둘러보고 박 시장에게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시는 현재 387억원의 복구공사비, 280억원의 예방공사비를 들여 제대로 된 설계도면도 없이 우면산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며 "복구를 빨리하고 사방댐을 여러 개 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물길 흐르는 모형 실험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각각 지역에 맞는 사방시설을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공사중단과 원인 재조사를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 분석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재조사가 실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창근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안전ㆍ교통분과 위원은 "사고가 발생하면 천재라고 규정하고, 전문가 조직에 자기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써달라고 한 뒤 예산을 지원하는 고질적 병폐를 이제 끊어야 한다"며 "잘못된 원인 진단으로 잘못된 대책이 나오면 유사 사고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지난달 31일 서울방재종합센터를 방문해 "우면산 산사태는 물론 천재의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내가 근처에 살아서 몇 차례 가봤는데 지난해 분명 사고가 크게 있었고, 이후 충분히 복구가 될 수 있는 부분도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면산 복구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돼 현재 재조사가 가능한 지역은 많지 않은 상태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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