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중동징크스'가 이번에도 계속됐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그 동안 중동의 모래바람에 고전했다. 한국 축구팬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긴 '중동쇼크'는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2-6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던 한국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중동의 악몽'은 이어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끌었던 2000년 아시안컵 대표팀은 레바논 대회에서 또다시 중동에 무너졌다. 한국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면서 3위에 머물렀다. 당시 성적의 책임을 지고 허 감독이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는 후속 사태도 일어났다.
이후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100위권 밖의 약체팀에도 덜미를 잡히기 시작했다. 2003년 10월21일 아시안컵 예선에서 당한 '오만쇼크'는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겼다. 한국은 오만 원정경기에서 1-3으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지탄 받았다.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은 결국 '오만 쇼크'를 견디지 못하고 지휘봉을 반납했다.
코엘류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조 본프레레 감독도 결국 '중동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고도 경질의 수모를 당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2005년 3월 담맘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에 0-2로 패배했다. 이른바 '담맘 쇼크'다.
본프레레 감독은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예선 마지막 홈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후 경질됐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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