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민방위훈련에 참석해 훈련 상황을 지켜보던 중 60대 여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박 시장이 이날 오후 2시15분쯤 인명 구호장비 시연을 보고 있을 때 뒷줄에 앉아있던 박모(62ㆍ경기 안산시)씨가 갑자기 "빨갱이 사퇴하라"고 외치며 박 시장의 목덜미를 손으로 때렸다.
서울시의 한 간부는 "이 여성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박 시장을 가격했다"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박씨에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으며 행사 진행자들에게 "(시연을) 계속 하시죠"라고 말하고 훈련이 끝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박씨는 서울시 직원들에 의해 제지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 8월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에게 욕설을 하고 머리채와 멱살을 잡고 흔들었던 동일 인물로 밝혀졌다. 박씨는 당시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정 의원 측이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다.
박 시장은 민방위훈련 참관에 이어 동국대에서 특강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있는데 시장이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고소는 무슨…"이라고 말해 처벌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공무를 수행 중인 시장을 폭행했기 때문에 공무집행 방해와 상습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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