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경찰이 반(反)월가 시위대의 탄생지이자 거점지역인 뉴욕 주코티 공원의 점거 시위대를 전격 해산했다. 뉴욕시는 15일 오전 2시께 경찰 수백명을 동원, 공원을 둘러싸고 노숙 시위대 수백명을 강제 해산했다. 폴 브라운 뉴욕경찰 대변인은 시 당국의 공원 폐쇄 공고문을 시위대에 전달하고 "공원이 매우 비위생적이고 폭력행위가 발생하는 등 위험한 상태여서 당분간 폐쇄해야 한다"고 밝히며 시위대에 즉각 퇴거를 요청했다.
시위대는 이에 "전국, 전세계로 퍼져나간 '99%운동'의 탄생지이자 2개월간 반월가 시위대의 보금자리였던 자유의 광장(주코티 공원)에서 대규모 경찰력에 의해 쫓겨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공원에서 쫓겨난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주코티 공원 부근에 모여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등 향후 계획을 도모했다. 시위대 일부는 "여기가 우리의 집이다"고 외치며 경찰에 대항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시의 조치는 최근 반월가 시위대 내부에서 성폭력과 도난 등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소음과 악취 등으로 주민들의 항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원 인근 소상공인들도 이날 뉴욕시청 계단에 모여 시위로 영업 방해를 받고 있다며 시위대 철수를 요구했다.
한편 전미변호사조합은 이날 시위대가 공원 내에 텐트를 칠 수 있다는 법원의 명령서를 확보하고 뉴욕시의 시위대 강제해산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포틀랜드 등에서도 경찰이 시위대 농성장을 철거하고 시위대 수십 여명을 체포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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