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그 동안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됐던 ‘고액 무노동 소득’에도 건보료를 부과키로 한 것이다. 반대로 전ㆍ월세에도 건보료가 부과되는 지역가입자(자영업자나 은퇴자)의 부담은 줄여준다. 이번 개편방안의 궁금증을 일문일답(Q&A) 형식으로 풀어본다.
_건보료를 더 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
“기준에 따라 총 3만7,600명 혹은 4만4,600명 정도다. 근로 외 소득이 많아 보험료가 추가 부과되는 고소득 직장인, 자녀가 직장인이어서 피부양자이지만 한 해 4,000만원의 이상의 종합소득(연금ㆍ임대ㆍ금융소득 등 총합)이 있어 새롭게 건보료 부과 대상이 되는 은퇴자들을 합친 수치다. 최종 규모는 추가 건보료를 부과할 근로 외 소득이 7,200만원으로 결정되느냐, 8,800만원으로 결정되느냐에 달려있다.”
_얼마나 오르나.
“현재 직장가입자는 월 수입의 2.82%를 보험료로 내고 있으며, 업체(사용자)도 같은 금액의 보험료를 낸다. 하지만 최대 월 220만원(2011년 기준)을 안 넘도록 돼 있다. 근로 외 소득에 새롭게 부과되는 비율도 2.82%로 같다. 상한액도 같아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최대 월 44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새로 건보료 부과대상이 되는 은퇴자는 지역가입자로 편입돼 재산 등을 따져 부과된다. 지역가입자의 상한액은 월 210만원이다.”
_건보료가 깎이는 경우는.
“자영업자나 은퇴자 등 지역가입자 중에서 전ㆍ월세에 살거나 자동차가 있는 경우 일부 내려갈 수 있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잘 안 된다는 이유로 현재 재산ㆍ자동차 등의 점수를 환산해 건보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ㆍ월세가 오르면 건보료도 함께 올라 이중고를 겪어왔다. 이번 개편안에는 2년간 전ㆍ월세금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10% 인상분까지만(전세보증금이 5,000만원일 5,500만원까지만) 건보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전ㆍ월세 보증금에서 300만원 공제 후(보증금이 5,000만원일 경우 4,700만원에만) 건보료를 부과하는, ‘300만원 기초공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했다면 부채도 건보료 부과대상에서 빼준다. 전ㆍ월세 건보료 개편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자동차도 현재 배기량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는 것을 시가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체계로 바꿀 예정이다. 그러나 자동차 건보료 개편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해 아직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_덜 내게 될 사람은 얼마나 되나.
“지역가입자 131만 가구가 혜택을 보게 될 예정이다. 전ㆍ월세 10% 상한선으로 약 28만 가구가 월 9,000원 정도의 건보료를 덜 내게 된다. ‘300만원 공제제도’는 103만 전ㆍ월세 세대가 해당되면, 이들 가구는 월 4,000원 정도 보험료가 경감될 예정이다.”
_전ㆍ월세의 건보료를 깎아주는 것에 예외가 있다는데.
“자발적으로 비싼 전ㆍ월세로 옮기는 경우는 ‘10%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고 상승분 그대로 건보료를 부과한다. 즉 동일한 주소에서 보증금이 올랐을 때에만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주인이 20%를 올려달라고 하자, 15% 오른 다른 전세를 찾아서 가는 경우와 같은 억울한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자, 복지부는 시행 전까지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_앞으로 추가 개편이 있을 수 있나.
“정부는 근로 외 소득에 대한 건보료 부과 기준을 차츰 낮춰 기본적으로 소득 중심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는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현재 건보료 부과에서 제외된 근로 외 소득은 부유층이 많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라는 정책방향에도 부합한다. 기본적인 법 개정이 이뤄지면, 금액기준을 조금씩 조정해가는 것은 시행령 개정(국문회의 통과)으로 충분해서 추가 개편이 어렵지는 않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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