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12일 경희대를 시작으로 많은 대학에서 논술고사가 실시되고 있다. 특히 올해 변별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인문계 상위권 학생에게는 수능 대신 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미 2012학년도 수시 비중이 확대돼 정시 문이 좁아지면서, 수시 논술고사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올해 각 대학의 논술 출제경향은 어떻고 단기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사설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유웨이중앙교육, 대성학원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시간 안배 훈련해야
올해 논술고사에서는 고려대, 서강대 등 대부분 대학들이 지난해에 비해 시험시간과 문항 수를 줄였다. 대신 영어제시문을 새롭게 추가한 대학이 많다. 경희대는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응시시간을 150분에서 120분으로 축소하고 문항 수도 4문항에서 3문항으로 줄였다. 대신 영어제시문이 추가됐다. 숭실대 인문계 논술고사도 150분 시간이 120분으로 줄고 지난해 3문항이 올해 2개로 준 대신 영어제시문이 추가된다. 그 밖에 영어지문을 출제하는 대학은 한국외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등이다.
고려대와 중앙대는 인문계 학생에게 수리, 과학적 해결력을 요구하는 등 문제를 출제한다. 시간과 문항은 줄이되 난이도를 높여 논술고사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학생들이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나 작성해야 할 답안 분량은 크게 줄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험생들은 평소 실제 시험을 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안배해 제시문을 분석하고 개요를 짠 뒤 답안을 작성하는 훈련을 해두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기출문제 시작으로 논제 정리
난이도가 향상된데다, 준비 기간이 짧으니 고액 과외라도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입시전문가들의 대답은 노(No)다. 막연히 고액강연을 쫓아다니며 논술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자신이 지원할 대학에 맞는 대비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는 것. 각 대학의 출제 경향이 가지각색인 만큼, 지원대학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기출문제와 모의 논술문제를 반드시 풀고 해당 학교의 논술 유형에 대한 감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학원가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상당수 대학이 교과서 지문을 논술고사 제시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통합논술의 논제들도 교과서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회과 교과서를 위주로 논술고사에 출제될 만한 쟁점을 정리한 뒤 최근 시사이슈와 연계해 메모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교과서를 충분히 본 학생은 인문, 사회, 과학의 고전 필독서나 시중에 나와있는 고전 요약 및 해설 교재를 빠르게 훑어보면 좋다. 이 과정에서 ▦고독한 현대인 ▦정보화 사회 ▦디스토피아 ▦생명윤리 ▦법과 도덕 ▦자본주의 등 다양한 철학적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간략히 정리하고, 논술 답안지에 이 내용을 인용하는 연습만 해도 훨씬 풍부한 내용의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논술고사 준비는 기출문제와 예시문제를 토대로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지망 대학의 요강에 맞춰 직접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논증하는 글 다작(多作)하기
본격적인 글쓰기 연습에 돌입하는 단계에서는 가능한 많은 글을 써보며 글쓰기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은 ▦논제분석 ▦제시문해석 ▦글쓰기로 이어지는 '논술의 기본 3단계'를 유념하고 연습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먼저 길게 이어진 논제 문장을 끊어, 답지에 꼭 적어 넣어야 할 내용이 몇 가지인지 명확히 표시한다. 다음으로 제시문을 읽고 각 제시문의 주제와 차이점을 간략히 요약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찾은 논제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글을 구성하는 순서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논술 담당 이세종 강사는 "글을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요구하는 논제에 맞게,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논증하고 채점위원을 설득하는 글을 쓴다는 마음으로 훈련해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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