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위에 놓을 수 있으니까 데스크톱 PC같기도 하지만 들고 다닐 수도 있기 때문에 노트북 같기도 하다. 손으로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고, 펜으로 글씨를 쓸 수도 있는 걸 보면 태블릿PC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데스크톱과 노트북, 태블릿의 경계를 넘나드는 '퓨전'PC를 삼성전자는 슬레이트 PC로 부른다.
# 스마트폰처럼 PC도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구글의 '크롬북'은 이런 발상에서 출발했다. 운용체계(OS) 조차도 PC에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 접속으로 가동하는 크롬북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허문 제품으로 꼽힌다.
최근 출시돼 색다른 방식으로 주목을 받는 화제의 기기인 삼성전자의 슬레이트PC 시리즈7과 구글 크롬북을 직접 사용해 봤다.
삼성전자 슬레이트PC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출시한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스탠드 역할을 하는 '독'에 세워서 꽂아 놓으면 11.6인치 크기의 PC가 된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용 OS인 윈도7이 나타난다. 따라서 워드나 파워포인트, 엑셀 등 MS오피스 등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자판으로 작업을 하다가도 노트북처럼 외출 할 때는 그냥 들고 나가면 된다. 두께 12.9㎜, 무게 860g으로 얇고 가벼워 태블릿처럼 휴대할 수도 있다. 앞면과 뒷면에 붙어있는 디지털 카메라까지 태블릿을 그대로 빼닮았다.
실제 작동법도 태블릿과 흡사하다. 전원버튼을 누르면 불과 15초 만에 바탕화면이 나타난다. 작동 역시 손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거나, 손가락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건드리면 된다.
한 술 더 떠 필기체도 인식한다. 함께 첨부된 펜을 이용하면, 화면이 작은 태블릿PC에서 가상 자판을 입력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글씨로 해결할 수 있다. 글씨 인식률이 꽤 높아 마구 갈겨 쓰지만 않으면 정확히 인식한다. 틀린 글자는 펜으로 줄을 그어버리면 자동 삭제된다. 뿐만 아니라 화면에 펜을 대지 않고 2,3㎝ 높이 위에서 움직여도 소프트웨어 선택 작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태블릿PC에 없는 USB 연결단자가 있어서 필요한 내용을 복사하거나 이동할 수 있다. 한마디로 PC와 태블릿의 장점을 끌어 모았다.
문제는 가격. 179만원으로 아주 비싼 축에 든다. 배터리 교환이 불가능해 한 번 충전에 6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는 약 3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휴대할 수 없고 데스크톱처럼 고정된 형태로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 윈도8이 나오면 새로운 슬레이트PC를 다시 내놓을 계획.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기기의 장점을 결합해 슬레이트PC라는 분야를 새로 만들겠다"며 "사용이 편리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크롬북
지난 8월 말 국내에 나온 크롬북은 스마트폰 같은 노트북이다. 전원을 켜면 인터넷 화면이 8초면 나타난다. 가히 스마트폰 수준이다. 화면을 덮으면 대기모드로 들어가고, 화면을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워드 엑셀 등 각종 소프트웨어는 인터넷 장터인 크롬 웹스토어에서 관련 앱을 내려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 2만여 종의 앱은 스마트폰처럼 게임 교육 뉴스 등 분야별로 정리돼 있으며 무료 또는 유료로 제공된다. 앱으로 만든 문서 파일은 인터넷에 저장하면 된다. 단 웹스토어에 없는 소프트웨어는 따로 설치를 할 수 없는 게 불편하다.
크롬OS는 윈도와 달리 전원을 껐다가 켜면 항상 최신판으로 자동 갱신된다. 알아서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스스로 진화하는 기기'로 불린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쇼핑과 인터넷뱅킹은 이용할 수 없다. 국내 쇼핑몰과 은행들이 MS의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도록 돼 있어 이를 지원하지 않는 크롬북에서는 일부 사이트들이 작동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크롬북은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모바일기기"라며 "문서작업, 저장 등 필요 기능 외에 나머지를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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