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가 중동의 복병 레바논을 제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티켓 획득에 마침표를 찍는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15일 밤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5차전에 생소한 베스트 11을 가동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주전들의 결장 공백에 따른 궁여지책이다.
3승1무(승점 10)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조광래호'는 승점 1점을 보태면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그러나 느긋할 수만은 없다. 최근 들어 경기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2-0)에서도 답답한 경기 끝에 대대적인 전술 변화로 어렵사리 승리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146위의 레바논을 상대로 역대 전적 6승1무의 일방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에서는 6-0의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중동 원정'이라는 특수성과 한국전 참패 이후 레바논의 상승세(2승1무)를 고려할 때 만만히 볼 수 없는 경기다.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 낯선 포지션에 선발로 나서는 이들이 제 몫을 잘 해내야 한다. 이근호(26ㆍ감바 오사카), 이승기(23ㆍ광주), 이용래(25ㆍ수원)가 '키 플레이어'로 지목되는 까닭이다.
UAE전 결승골의 주인공 이근호는 지동원 대신 선봉장의 중임을 부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가 좋고 활동량의 많아 원 스트라이커를 맡기에 부족함 없는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손흥민(19ㆍ함부르크), 서정진(22ㆍ전북) 등 2선 공격수와 발을 맞춰본 경험이 부족한 '핸디캡'이 있다.
이승기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박주영 대신 왼쪽 날개로 나선다. 조 감독이 또 한 명의 신데렐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 미드필더가 본업인 이승기는 지난달 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조 감독으로부터'영리한 플레이'를 높이 평가 받았고 '박주영의 대안'으로 낙점되기에 이르렀다. 금호고-울산대 시절부터 정교한 킥과 축구 센스가 높이 평가됐지만 측면에서의 활약은 검증되지 않았다.
이용래가 조 감독의 '측면 고민 해결사'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던 이용래는 UAE전 후반 왼쪽 풀백으로 이동, 이근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했다. 이용래는 당초 왼쪽 풀백 기용을 염두에 두고 대표팀에 발탁된 자원이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 당시 조 감독은 이용래를 왼쪽 풀백으로 집중 조련했었다.
'이영표 후계자'로 시험대에 올랐던 홍철(21ㆍ성남)은 수비력, 김영권(21ㆍ오미야)은 공격력에서 상대적인 취약점을 노출했다. 이용래가 조 감독의 왼쪽 풀백 고민을 시원스레 해결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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