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은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면접 때 임원 자녀들에게 가산점을 준다. ‘아버지’라는 인맥을 공식 인정하는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높지만, 삼성 측은 “임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제도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삼성 외에도 상당수 대기업들이 임직원 자녀에게 채용 가산점을 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 취업정보업계에선 ‘온라인 인맥 쌓기’ 이벤트가 인기다. 구직자에게 기업 인사담당자나 취직한 학교선배 등을 트위터 등으로 연결시켜 줘 인맥을 넓혀준다는 취지다.
국내 취업자 10명 중 6명은 ‘인맥’에 의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개채용 비율이 선진국보다 훨씬 낮아 사회적 불신과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고용중개 시스템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4일 ‘구직에서의 인적 네트워크 의존도 추정’ 보고서에서 “한국노동패널 5년치(2003~2007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 고용시장에서의 인맥 의존도는 60% 안팎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분석대상 취업자 6,165명 가운데 61.5%가 ‘소개나 추천’으로 입사했고 ‘공개채용’은 13.3%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또 사회가 덜 성숙할수록 인맥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의 2001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인맥 의존도(56.4%)는 29개국 평균(45.6%)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브라질(84.8%), 필리핀(83.1%), 칠레(68.2%) 등 7개국에 불과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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