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반도체를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글로벌 성공스토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 하이닉스 우선협상자 선정돼 사실상 인수를 확정지은 뒤 관련 임직원들에게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새로운 강력한 모델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반도체 시황이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SK의 강한 추진력으로 글로벌 성공스토리를 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 일각에선 반도체는 투자자금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데다, 업종 특성상 변동성도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위기인 지금 과감하게 정면 돌파해 나가자는 것이 최 회장의 확고한 생각"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1998년 부친인 최종현 전 회장 타계 이후 그룹 매출은 3배 이상 성장했지만 내수 위주의 기업구조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 크게 고민했다는 후문. 실제로 SK는 98년 당시 그룹 매출이 37조이었으나 지난해 110조로 3배 정도 덩치가 커졌음에도, 정유와 통신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엔 변화가 없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된 것도 없다. 애초 하이닉스 인수에 뛰어든 것도 내수위주의 업종을 다각화하고, 정유 통신에 이은 제3의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였다.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그룹 일각에선 '하이닉스 인수포기론'이 제기됐지만 최 회장은 "그래도 기업은 계속 성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찰참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는 이번 입찰에서 채권단이 산정한 최저매각 기준보다 1,354억이 더 많은 3조4,267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특혜나 헐값 매각시비를 피하고 그만큼 배수진도 친다는 각오에서 이런 가격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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