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탁구의 달인' 주세혁(31ㆍ삼성생명)의 '묘기탁구'가 '만리장성'에 막혔다.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만 출전하는 탁구 월드컵에서 주세혁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8강전에서 유럽 최강자 티모 볼(독일)을 4-3(11-8 6-11 11-8 6-11 5-11 11-6 11-9)으로 제압한 주세혁의 탁구를 감상하기 위해 13일 프랑스 파리 조르주 카르팡티에 체육관에는 4,000여명의 팬이 몰려들었다. 국제탁구연맹(ITTF)의 한 관계자는 "주세혁의 탁구 경기는 가수 로비 윌리엄스의 공연보다 두 배 이상 예술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 10위 주세혁은 이날 열린 2011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팬들의 일방적인성원에도 불구하고 장지커(세계 3위ㆍ중국)에게 0-4(7-11 10-12 7-11 3-11)로 패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9년 오상은(인삼공사) 이후 2년 만에 월드컵 4강전에 오른 주세혁은 김택수(1997, 1998, 2000), 유승민(2007)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 진출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주세혁은 8강전처럼 절묘한 커트와 스핀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대회 관계자는 "응원전만 놓고보면 장지커는 패배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세혁은 지난해 코리아오픈 4강전에서 장지커를 제압했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주세혁은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공을 받아 넘겼지만 장지커의 빠른 템포와 강스매싱에 고전했다. 특히 장지커가 2, 3구 만에 적극적인 공격으로 나선 탓에 주세혁의 수비탁구가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주세혁은 2세트에서는 듀스 접전을 펼치며 '수비탁구'의 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스핀이 많이 걸리고 강한 장지커의 스매싱에 아쉽게 2세트를 내줬다. 그는 3세트에서도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뒷심부족에 무너졌다. 세트스코어 0-3으로 몰린 주세혁은 4세트에서 급격히 힘이 빠지면서 3-11로 크게 졌다. 그렇지만 주세혁은 8강에서 티모 볼을 꺾는 등 좋은 흐름을 보여 런던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또 다른 준결승에서는 왕하오(중국)가 미즈타니 준(일본)을 4-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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