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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극 '천 번의 입맞춤'/ 또 시어머니가 친엄마? 막장 코드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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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극 '천 번의 입맞춤'/ 또 시어머니가 친엄마? 막장 코드 총집합

입력
2011.11.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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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일 대로 꼬인 관계의 연속이다. 세상에 사람이 이리 없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등장인물의 인연이 겹치고 겹친다. 주인공이 동생 남편의 사촌동생과 결혼하려는 것은 그나마 약과. 시어머니가 알고 보니 친엄마였다는 무리한 설정까지 등장한다. MBC 주말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의 내용이다. 가족 멜로 드라마를 표방하며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들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패자부활전을 그리겠다는 당초의 포부가 민망할 지경이다.

'천 번의 입맞춤'은 주말 저녁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되는 지상파TV 드라마치곤 너무 자극적인 내용으로 극을 전개한다. 급기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지난 3일 경고 조치를 받았다. '등장인물이 과거에 자신이 버렸던 친딸을 며느리로 삼으려 하고, 또 다른 친딸은 현재의 조카와 사귀는 등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설정의 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였다. 사정이 이러니 막장 드라마의 종합판이란 말도 나온다. '천 번의 입맞춤'은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어김 없이 반복되는 국내 드라마의 저급한 상투성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또 "알고 보니 시어머니가 엄마"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에 등장해 충격을 줬던 "시어머니가 엄마라니…" 설정이 '미스 리플리'에 이어 또 등장했다. 지선(차화연)은 불륜을 저질러 여덟 살, 세 살 딸을 놓고 집에서 쫓겨난 뒤 거대 리조트의 회장(이순재)과 재혼했는데 양아들 우진(류진)이 데려온 결혼 상대가 자신의 작은 딸 주미(김소은)라는 걸 알게 된다. 지선은 이 사실을 알고 반대하는 옛 시어머니(반효정)에게 "애들 행복을 위해서 눈 감아 달라"고 애원해 결국 딸을 며느리로 맞았다.

불륜은 기본, 겹사돈은 예사

주인공 주영(서영희)은 남편 태경(심형탁)이 준희(이자영)와 바람을 피워 이혼하게 됐다. 주영의 엄마 지선 역시 대학교수였던 남편의 제자와 바람이 나 집에서 쫓겨났는데 불륜 상대가 현재 동서인 애자(김창숙)의 동생이다. 불륜이 극 전개의 주요 장치인 것이다. 애자의 아들 우빈(지현우)과 주영의 결혼을 통해 겹사돈이라는 국내 드라마의 단골 소재도 되풀이된다.

잘난 연하남은 착한 이혼녀를 좋아해

젊은 남자가 소박하고 따뜻한 엄마 같은 연상녀에게 끌리는 이야기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주영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우빈의 도자기를 깨면서 시작된 인연은 우연의 무한반복을 거쳐 결국 사랑으로 이어진다. 내세울 건 착한 성격밖에 없는 이혼녀 주영이 멋진 남성의 사랑을 받는 일종의 판타지를 통해 주말극의 주 시청층인 주부들을 자극하려 한다.

직장상사가 악녀로 나와야 제 맛?

전업주부였던 주영은 우빈 덕분에 남편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 받고, 구두 디자인 공모에 당선돼 어엿한 직장여성이 된다. 그런데 하필 직장 상사인 유경(차수연)이 우빈의 옛 애인이다. 유경은 부당한 업무 지시와 폭언으로 주영을 괴롭히지만 주영은 캔디처럼 참고 또 참는다. 직장상사로 악녀를 등장시키는 상투적 설정으로 선악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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