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구강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회진(53) 전 동아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110억 원의 유산을 모교인 서울대에 기부했다.
서울대는 11일 "유 교수가 2009년 구강암 판정을 받은 직후 은사인 이장무 전 총장을 찾아와 전 재산 기부를 약속했다"며 "유산은 110억 원 상당의 아파트, 건물, 땅 등의 부동산"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기부 이유에 대해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78학번 동기인 김영훈 동양공전 기계설계과 교수는 "외동아들이고 미혼인 탓에 가족이 없어 사후에 재산을 정리할지 고민이 깊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함께 재직했던 이동춘 동아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구강암 판정을 받기 전인 2001년에도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이 있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며 "아마 그때부터 사후의 일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재산은 금융계에 종사한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 투병을 하면서 치료비를 아껴가며 기부금에 보탤 정도로 자신에게는 인색했지만 나눔을 향한 마음은 넉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고인의 뜻을 기려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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