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도쿄/최재혁·박현정 지음/북하우스 발행·532쪽(부록포함)·2만 4,000원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이은화 지음/아트북스 발행·496쪽·2만 2,000원
그림에 문외한이라 해도 유럽에 가면 대개 미술관에 들른다. 그러나 여행계획에 포함되는 곳은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정도다. 그 외에는 잘 알지도 못하고 좀처럼 발길이 향하지 않는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이 알려진 경우가 아니라면 더 그렇다. 여전히 낯선 현대미술관은 오죽할까.
미술관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유럽과 도쿄의 면면을 친절하게 소개한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은 2005년 발간된 <21세기 유럽 현대 미술관 기행>의 개정판이지만 그간 변화한 미술관과 작품에 대한 글, 도판을 보강해 한층 풍성해졌다. 현대미술가이자 평론가, 독립 큐레이터인 저자 이은화씨는 현대미술 작품을 상세하게 해설하진 않는다. 그보다 소장품과 전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각 현대 미술관의 분위기와 특징을 드러낸다. 가고>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5개국 16개 미술관 중에는 영국의 사치갤러리,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잘 알려진 곳도 있다. 그러나 더욱 눈길을 끄는 곳은 파리에서 가장 발칙한 미술관으로 꼽힌다는 '팔레 드 도쿄', 방직공장을 개조한 네덜란드의 드 퐁트 현대미술관, 독일의 작은 마을 노이스 초원 위에 자리한 홈브로이히 박물관 섬 등 숨어 있는 현대미술의 명소다. 5, 6년 전부터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이 조화를 이루는 전시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이 소개된 점도 이색적이다.
그동안 서양미술만 편식한 탓일까. '만가(漫畵)'의 나라라는 편견 때문일까. <아트, 도쿄> 에서 소개하는 일본의 미술관과 벽면을 채운 작품은 상당히 생소하다. 7년간 일본에서 미술사로 공부한 최재혁ㆍ박현정씨 부부는 전시 작품뿐 아니라 패션과 건축의 명소와 공원까지 미술관 안팎을 섬세하게 살핀다. 아트,>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미술유학생이었던 고희동 화백(1886~1965)이 수학한 도쿄예술대학(구 도쿄미술학교)의 미술관부터 괴물과 기괴한 인형들이 출몰하는 갤러리 파라볼리카 비스까지 도쿄 내 미술관의 여러 표정을 보여준다. '젠'(禪ㆍ일본의 선 문화)에서부터 그로테스크한 면모까지 쉽사리 알기 힘든 일본의 속내가 예술작품을 통해 보일 듯하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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