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갔다. 의료원장 자리를 없애고 비(非)의사출신 최고경영자를 임명한 데 이어 이번엔 의료를 담당하는 주요 보직교수에 40대를 대거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이 같은 젊은 피의 대거발탁은 내달 단행될 그룹 정기인사의 '예고편'성격이 짙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삼성서울병원은 10일 핵심보직인 응급의학과장에 41세의 조익준 교수를, 국제진료소장에는 45세의 이상철 교수를 발탁하는 등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삼성서울병원의 50세 이하 보직교수 비율은 3년 전 19%에서 30%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병원 측이 주력 분야로 내세운 국제진료소장을 40대 중반의 이 교수에 맡긴 것은 파격 중의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젊은 교수를 대거 임용했다"며 "국제진료소를 비롯해 암센터와 심장혈관센터, 뇌신경센터, 장기이식센터, 건강의학센터 등을 중점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인사쇄신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 '경쟁 병원에 비해 의료의 질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삼성은 최근 의료원장직을 없애고 그룹 전략기획통인 윤순봉 전 삼성석유화학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추진단장으로 임명했으며 이번에 주요 보직까지 40대 젊은 피 위주로 꾸리게 됐다. 여기엔 삼성서울병원에 강력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은 물론이고 앞으로 예정된 모든 인사에 젊은 인사들이 대거 중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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