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한국 프로야구의 큰 별이 졌다.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은 당시 해태 타이거즈의 투수 선동열과 함께 프로야구 1세대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은 7게임 중 5번 등판해 4승을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무쇠팔로 마운드를 호령했던 고인은 대장암과의 오랜 싸움 끝에 5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11일 밤 11시 25분 방송하는 MBC 스페셜 '불멸의 투수, 최동원'은 라이벌 선동열, 김시진 등 주변 인물들의 입을 빌어 고인의 삶을 되돌아본다.
선동열은 최동원의 4년 후배였지만 최고의 적수였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단 3차례. 기록은 1승 1무 1패다. 총 5시간 15이닝의 사투 끝에 2대 2 무승부로 끝이 난 1987년 5월 16일의 대결은 조승우, 양동근 주연의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 만들어질 만큼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였던 김시진은 최동원과 고교시절부터 15년간 대결을 펼쳤다. 경기장에서는 넘기 힘든 큰 산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친한 친구였던 고인을 기억하며 그는 "모든 게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최동원은 롯데에 입단하기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뻔했으나 병역 문제 등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한국일보 토론토주재 기자였던 유승민씨는 "최동원이 미국으로 가면 한국 프로야구가 타격을 받게 돼 보낼 수 없다는 말을 한국 야구계 고위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건, 김시진과의 충격적인 트레이드 등으로 갑작스럽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 고인의 꿈을 되새겨 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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