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스티즈 잡스 애플 창업자의 '측근 중 측근'이었던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소송이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한중인 엘리엇 전 부사장은 9일 조찬강연과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허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에는 매우 돈독한 관계였다"면서"양사가 특허 분쟁을 잘 해결해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마도 지적재산권을 상호 공유하는 크로스라이선스 방식으로 접점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엘리엇 전 부사장이 평화적 해결가능성을 점친 첫 번째 이유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에 납품하는 부품의 질은 타 경쟁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는 애플이 삼성과의 관계를 잘 풀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고 납품업체를 다각화 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들어 "그럴 일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특허전쟁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 일화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2008년 스티브 잡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제품을 보고 아이폰을 배꼈다면서 불같이 화냈고 나 역시도 분노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잡스는 그 동안 특허 침해 시비가 있을 때면 돈(로열티)을 주면 그만이라고 빈번하게 말해 왔지만 휴대폰 시장에서만큼은 경쟁이 극도로 과열되자 특허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플 출신답게 삼성전자에 대해선 비판적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홀로 제품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것. 이에 비해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완벽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3분기에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대수를 역전한 것도 별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타 기업들에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판매 수익률이 애플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또 애플은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로 인한 수익까지 합하면 단순 판매대수 비교는 더욱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4년전 만들어진 앱스토어의 오늘날 가치는 45억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미래 도전 대상은 TV와 지능형음성인식기능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이폰4S의 지능형음성인식기능은 휴대폰에 또 다른 혁신으로, 애플이 30년 동안 연구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론 콘텐츠를 스크린으로도 보게 될 것"이라며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어 TV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엘리엇 전 부사장은 잡스가 생전에 '나의 왼팔'이라고 불렀던 인물. 애플을 떠났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그를 통해 애플과 특허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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