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발표 전에 논문에 실릴 결과를 미리 공표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앨리스 황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이사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황우석 박사의 ‘코요테 복제 성공’ 발표와 관련해 “과학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계인 그는 캘리포니아공대 생물학과 교수로 8,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2011 아시아 여성 에코과학기술 포럼’에 참석차 방한했다. AAAS는 과학학술지 를 내는 곳이며, 황 박사는 2005년 여기 실렸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자 자진 철회했었다.
8일 만난 그는 황 박사 논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개, 늑대를 이미 복제했기 때문에 같은 개과 동물인 코요테 복제는 그리 특별한 연구 결과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황 박사가 복제 발표 당시 “논문을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에 제출해 심사 진행 중이며 국제 엠바고 때문에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논문이 학술지에 실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미 실린 것처럼 엠바고까지 말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최근 황 박사의 서울대 교수직 파면처분 취소 판결에 대해선 “대학에 복귀해도 과학계가 그를 인정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며 “연구를 하기보단 과거 잘못을 반성하며 연구윤리 등에 대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황 박사가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 에 논문을 제출한다면 받아줄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AAAS는 출판국과 경영진이 분리돼 있다. 그건 출판국 내부 논의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언론에 대해 “훌륭한 과학기자라면 논문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는 게 아니라 같은 분야 전문가에게 먼저 검증을 부탁해야 한다”며 발표저널리즘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연구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자들이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클수록 연구 결과를 조작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어요. 짧은 한 순간이지만 연구자에겐 치명적입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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