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넘게 끌어온 한진중공업 사태가 9일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내 재고용한다는 노사 합의에 따라 해결되게 됐다. 10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희망버스라는 새 문화까지 만들었던 한진중공업 사태는 309일만에 타결된다.
한진중 노사는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과 이재용 한진중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께 열린 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월 해고된 생산직 노동자 중 재고용을 요구해 온 94명에 대해 합의한 날로부터 1년 내 재고용을 하고, 조남호 회장이 약속한 생활지원금 2,000만원은 1,000만원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3차례로 나눠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노사 양측을 상대로 한 형사고발ㆍ고소 등은 취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308일째 부산 한진중 영도조선소 내 85호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등 농성자 4명은 노조 조합원이 투표를 통해 합의안을 받아들이면 농성을 풀 예정이다. 노사는 4명의 농성자들이 크레인에서 내려온 날 합의안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했다.
노조는 이날 합의안에 대해 해고자를 상대로 두 차례 설명회를 열고 찬반투표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오후 4시께 경찰병력 투입으로 총회가 중단됐다. 경찰 300여명은 김 지도위원 등을 체포하기 위해 85호 크레인에 진입해 노조원들과 충돌을 빚다가 노조 측의 항의로 50분만에 철수했다.
이와 관련, 김 지도위원은 "노사가 민ㆍ형사상 문제를 묻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무장병력까지 동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유감이다"며 "어차피 사측에 대한 신뢰가 없어 (찬반이)결정 되면 내려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측은 "김 지도위원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어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영장을 집행해 병원진료를 받게 한 뒤 조사를 하기 위해 투입했다"고 해명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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