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피해자들의 자살 시도와 정신질환 발병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고문 피해자 213명을 조사해 9일 발표한 ‘고문 피해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에 따르면 고문 피해자의 24.4%가 자살을 시도, 65세 노인의 자살 시도율(7.6%)보다 4배나 높다. 특히 조작간첩 사건으로 고문을 받은 이들의 자살 시도율은 39.5%나 됐다.
이번 조사는 인권위가 인권의학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월부터 7개월간 고문피해자 213명을 대상으로 문헌조사 및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국가기관이 고문 피해자 실태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 유병율도 남성과 여성이 각각 38.6%, 30.5%로 일반인(남성 30.5%, 여성 20.5%)보다 1.3~1.5배 가량 높았다. 또 조사 대상 중 76.5%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는 등 대부분 고문 피해자들은 심리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고문 유형으로는 ‘욕하거나 모욕주기’ ‘외부인과의 단절’ 등 심리적 고문과 ‘온몸 구타’ 등 신체고문이 가장 빈번했으며, 조작간첩 피해자들은 물 고문과 전기 고문의 빈도가 높았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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