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미련을 접고, 다시 운동에 전념하겠다.”
투수 4관왕과 MVP에 등극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KIA 에이스 윤석민(25)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팀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윤석민은 9일 오전 10시 홀로 일본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KIA 선수단은 지난 2일부터 마무리훈련에 돌입했지만, 윤석민은 지난 7일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이날 뒤늦게 합류했다.
윤석민은 출국 직전 전화 통화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로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구단에서 보내줄 뜻이 없는 것 같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선 감독님 밑에서 운동에 전념한 뒤 내년에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구단 동의 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년을 채운 윤석민은 일찌감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고 꿈의 무대 입성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KIA는 ‘우승에 필요한 선수’라는 이유로 윤석민의 요청을 완곡하게 거부했다.
이에 따라 윤석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2년 후 자유롭게 미국 무대를 노크하거나, 내년 KIA를 우승으로 이끈 뒤 다시 포스팅 요청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 윤석민은 보라스와 한솥밥을 먹게 된 류현진(한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윤석민은 “(류)현진이는 내년(7년)에 구단에서 어떻게 해 준다고 하느냐”고 관심을 드러내면서 “둘이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동반 진출의 꿈을 그렸다.
때마침 미국 언론에서도 윤석민과 류현진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현 상황을 정확하게 전했다.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한국의 스타 투수 윤석민이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뛸 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야후스포츠의 메이저리그 페이지가 주요 기사란에 윤석민의 얼굴 사진을 실을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뤘다. 이 기사는 윤석민에 대해 “2011년 한국프로야구 MVP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석민의 말처럼 이 기사도 “윤석민이 가까운 미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입하기를 원하지만 올해 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도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올해 최고 구속 93마일(150㎞)에 강한 슬라이더를 던졌다. 평균 이상의 체인지업도 갖고 있다. 구원으로도 좋았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석민은 “마무리훈련에서는 공은 만지지 않고 회복 훈련 위주로 할 것 같다. 올해 많이 던졌기 때문에 좀 쉬면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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