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는 거짓말쟁이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나눈 ‘뒷담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단 둘이 있게 되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평소의 감정을 쏟아냈다. 오바마가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과 관련, 프랑스가 미국에 사전 통보 없이 찬성표를 던진 것을 따져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당신은 그에게 질렸지만 나는 매일 그와 협상해야 한다”라고 말해 자신도 네타냐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둘의 대화는 귀에 꽂고 있던 마이크로 폰을 통해 헤드셋을 끼고 있던 5, 6명의 취재진의 귀에 들어갔다. 유출 사실을 안 프랑스 대통령궁은 ‘절대로 보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한 후 이들을 돌려보냈지만 프랑스의 한 뉴스 웹사이트가 대화 일부를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일로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미국 내 유대인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명인사가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가 구설수에 오른 예는 많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4년 TV 연설을 하기 직전 마이크 테스트를 하며 “친애하는 미국인들이여, 오늘 러시아를 영원히 지구상에서 추방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5분 안에 폭격이 시작됩니다” 라고 한 농담이 전국에 방송됐다. 선을 넘는 발언을 자주해 ‘부시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를 향해 “요(Yo), 블레어 잘 지냈어?”라고 큰 소리로 인사해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는 대선 정국이던 2008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버락이 흑인을 폄하하고 있다”며 “그의 거시기(you-know-what)를 잘라 버리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마이크를 통해 공개되자 정중히 사과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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