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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월계동 도로 안전에 문제 없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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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월계동 도로 안전에 문제 없다" 발표

입력
2011.11.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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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 137이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8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여전하다. 특히 원자력안전위는 세슘 137이 도로 포장재료인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지만 "도대체 왜 세슘 137이 그 아스콘에서 나왔나"는 설명하지 못했다. 또 검출된 세슘 137이 현행 원자력안전법상 최소 농도 기준을 넘어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키로 했다면서도 정부는 안전하다고 강변해 의구심만 자아냈다.

포장 이후 오염가능성은 낮아

일단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물질 세슘 137이 어떻게 주택가 도로의 아스콘에 들어갔는지는 전문가들도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월계동의 오래된 아스팔트에 세슘 137이 들어갈 수 있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 아스콘 제조시와 도로 포장 이후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다. 하지만 시공 이후 오염 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인다. 박광헌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세슘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 만약 아스콘 포장 도로에 세슘이 떨어졌더라도 씻겨 나갔을 것이고, 따라서 시공 이후 오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체르노빌 등서 수입한 고철 의심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아스콘 자체의 오염이다. 아스콘의 주 재료는 골재, 철강회사에서 나온 고철 폐기물인 슬래그, 석유를 정제하고 남은 아스팔트 등이다. 그런데 아스콘에 쓰이는 한국산 골재에선 세슘 137이 검출되지 않는다. 또 석유 제품인 아스팔트 자체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외국 골재가 수입됐거나 슬래그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아스콘 업계 관계자는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에서 오염된 고철이나 외국의 방사성 물질이 묻은 고철 폐기물이 수입돼 슬래그가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는 "방사성 세슘은 산업체에서 밀도 두께 등을 재는 데 많이 쓰이는데 이런 장비가 파손되고 회수되지 않은 채 버려지는 바람에 아스콘에 들어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같은 때 포장한 7곳 중 2곳만 문제

그러나 확실히 아스콘이 문제라는 결론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월계동 도로가 포장된 2000년 함께 포장됐던 총 7곳의 도로 중 두 곳에서만 세슘 137이 검출됐다는 점. 같은 시기에 같은 재료를 써 같은 회사가 공사한 도로였기에 이들 도로에서도 세슘 137이 나오면 당시의 아스콘이 제조 과정에서 오염됐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구청의 조사 결과, 방사능 이상 수치가 검출된 곳은 단 두 곳뿐이었다. 때문에 당시 아스콘이 문제였다는 최종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지역 아스콘 공급을 책임지는 서울경인아스콘협동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와 함께 아스콘 업체 16곳을 모두 조사했지만 세슘 137은 나오지 않았다. 똑같은 골재를 써서 그 넓은 지역을 공사했는데도 유독 월계동 지역에서만 나온 건데 그 원인을 아스콘 때문이라고 덮어씌우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유사 철강사 등도 조사해야

이에 따라 골재 등 원자재 구입 과정에서부터 원제품 출하 이후까지 아스콘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자력안전위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 연말까지 국내외 모든 정유사와 철강사, 아스콘 제조업체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초 경북 포항과 경주의 도로에서 세슘 137이 검출된 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 아스콘 업체에서 미량의 세슘 137을 검출해놓고도 조사가 흐지부지됐던 전례가 있어 정부의 진상 규명 의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게다가 이번에 검출된 세슘 137이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규정됐지만 사후 관리가 미흡한 부분도 지적된다. 월계동 도로에서 뜯어낸 폐 아스콘은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으로 가야 하지만 8일 현재 월계동 인근의 공터에 야적돼 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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