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시설관리공단의 인사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단체 등이 구로구에 공단에 대한 구민감사를 청구했다.
공단이 전ㆍ현직 구청장이나 구의원 등의 친인척을 대거 채용하고, 노조 간부를 표적감사 했다는 주장이다.
7일 구로구지방자치시민연대 등 구로구시설관리공단 대책위원회가 작성한 '구로구시설관리공단 비리의혹 보고서'에 따르면 공단 정규직 50명 가운데 38%인 19명이 전ㆍ현직 구의원이나 전 구청장 등의 친인척과 지인으로 나타났다.
대책위 관계자는 "특히 홍모 전 구의회 의장의 며느리인 김모씨가 지난해 7월 30일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등 현 구청장 취임 직후까지 전 구청장 및 구 간부ㆍ구의원ㆍ이사장 등의 친인척이 대거 채용됐다"며 "한나라당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친인척, 구로경찰서 직원의 딸이 특채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공단은 2003년 이후 12번의 채용을 실시했는데 그 가운데 8번이 특별채용이다.
노조 간부를 상대로 한 표적감사 의혹도 제기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7, 8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노조 간부인 주차관리원 이모씨 등 9명을 관찰하도록 한 뒤 장애인 차량 등에 주차료를 감면해 준 게 부당할인이라며 2명을 해고하고 나머지는 감봉 조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징계대상자 전원이 1만원 내외의 주차비를 횡령했다고 해도 해고 감봉 등은 과도한 징계"라고 주장했다.
공단의 부실 운영도 지적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공단은 2003년 견인차 3대를 1,686만원에 구입했으나 견인기능이 부실해 구난차(차를 갓길로 임시 대피시키는 차)로만 쓰다가 2대를 매각했다.
대책위는 7일 구로구민 150명의 서명을 받아 구청에 구민감사를 청구했다. 현 구청장인 이성 구청장은 지난해 7월 1일 취임했으며, 박상환 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전임 구청장 시절인 2009년 5월 취임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공단 치고 처음부터 연고 없이 조직된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따지고 보면 구로구에 지인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박 이사장은 또 "주차단속 요원 대다수가 노조원이어서 적발된 사람 중에 노조원이 많았을 뿐이고, 견인차량의 경우 전문회사에 용역을 줘 아웃소싱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 한 대만 남겨두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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