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북한과 구소련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사실상 완성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 핵 보유를 국가안보의 치명적 위해 요인으로 지목해 온 이스라엘이 선제공습에 나서고 중동 지역이 전면전에 휩싸이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방 외교소식통과 핵 전문가 등을 인용해 "이란이 외국 과학자들의 도움을 얻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습득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 같은 정보를 입수했다"고 7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다닐렌코 등 구소련 출신 과학자들이 핵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정밀 기폭장치 기술을 이란에 수년간 전수했고 북한, 파키스탄 등 기존 핵보유국이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IAE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미 정보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이미 습득한 핵 기술로 실제 핵무기를 제조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관련 부품과 조립 기술을 확보해 둔 다음 지도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핵무기를 제조하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의도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심의 문제만 남았다는 얘기다.
IAEA가 이란 핵 기술 보유를 공식화하고 이란 지도부가 외교적 고립 탈피 수단으로 핵무기 제조 단계로 나아갈 경우,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무인정찰기 헤론에 지상폭격 기능을 탑재한 헤론-TR을 개발했는데 이는 유사시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할 수단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 오시라크 원전을 폭격한 적이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41%가 이란 공격에 찬성(반대 39%)했다.
미국과 영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영미 양국이 유사시 이란의 핵 시설을 폭격할 수 있는 비상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한 폭격이 유력한 안으로 떠오르지만 지상군 투입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집트 신문 알 아크바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역할 확대를 우려해 군사작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무례한 이스라엘은 이란이 어떤 반대행위(공격)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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