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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재벌 코크 형제 보수진영 '막후 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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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재벌 코크 형제 보수진영 '막후 돈줄'

입력
2011.11.0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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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억만장자 코크 형제가 보수진영의 숨은 실력자로 주목받고 있다. 코크 인더스트리를 소유한 텍사스 석유재벌인 찰스 코크(75) 회장과 데이비드 코크(71) 부회장 형제는 재산이 각각 250억달러로 미 부자 순위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링컨센터, 자연사박물관, 헤리티지재단 등을 후원하는 자선사업가로 알려졌으나, 보수진영의 반 민주당 활동과 공화당의 경선 주자들의 정치 자금이 코크 형제의 주머니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피자체인점 최고경영자 출신의 공화당 경선 주자 허먼 케인은 4일 코크 형제에게 “어머니가 다른 나의 형제들”이라며 친밀함을 강조했다. 케인과 코크 형제는 낚시와 사냥을 함께 하면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킨 보수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 운동 만들기에도 간여했다. 케인 돌풍의 배후에 코크 형제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선거 참모들이 코크 형제가 만들어 후원하는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 출신이고, 공약도 AFP의 복사판이다.

코크 형제의 진짜 실력은 내년 대선에서 확인될 것이란 예상이다. AFP는 대선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저지를 위해 2억달러 이상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는 최근 파산한 태양광업체 솔린드라에 대한 TV광고를 시작했는데, 백악관의 정실인사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케인 돌풍이 억만장자가 정치에 믿기 힘들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법원이 대기업의 정치광고를 무제한 허용했기 때문에 코크 형제의 간접 정치에 속수무책이다.

코크 형제는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의 ‘지구온난화는 허구’라는 연구에 거액을 지원하는 등 과학계에도 보수의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 그러나 뮬러 박사는 지난달 말 “온난화는 사실”이라고 양심선언을 해 파문을 불렀다. 코크 형제는 작은 정부, 규제 완화 등 보수적 가치를 주장하지만 동성애자 권리, 줄기세포 연구 등에서는 진보성향을 보인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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