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테니스의 희망 니시코리 게이(랭킹32위)가 세계 주류 테니스에 아시아의 매운 맛을 단단히 보여줬다. 올 시즌 프랑스오픈 여자 챔피언 리나(중국ㆍ5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앤디 로딕(미국ㆍ16위)을 꺾고 프랑스 오픈 8강에 오른 류옌순(대만ㆍ77위)에 이어 세 번째.
니시코리(22)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500시리즈 바젤오픈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4ㆍ세르비아)를 2-1(2-6 7-6 6-0)로 꺾고 결승에 올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ㆍ3위)와 맞붙게 됐다.
지난달 랭킹 30위권 진입으로 일본 남자선수 역대 최고 랭킹 기록을 작성한 니시코리는 이로써 20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아시아 남자선수로 역대 최고 랭킹은 파라돈 스리차판(태국)이 찍은 9위다.
니시코리는 2008년 US오픈 16강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한 일본 테니스의 비밀병기다. 그 해 ATP 투어 250시리즈 인터내셔널 테니스 챔피언십 단식에서 우승하며 일본 선수로는 16년 만에 투어 단식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4대 메이저대회 바로 아래등급인 ATP 1000시리즈 상하이 마스터스 대회 결승에 오르는 등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는 평이다. 14세때 영어 한마디 못하는 핸디캡을 안고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세계적인 테니스 아카데미 'IMG 닉 볼리테리'에 유학해 테니스를 익혔다.
게이는 경기 후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게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2세트부터 리듬을 찾기 시작해 역전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오른쪽 어깨 통증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던 조코비치는 올 시즌 4패(64승)째를 당했다. 4패 가운데 2패는 부상 탓에 경기 도중 기권한 것으로 경기를 다 치르고 패한 것은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페더러에 진 뒤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조코비치가 0-6으로 세트를 내준 것은 이번이 6번째 굴욕이다.
조코비치는 "니시코리의 리턴이 좋았고 나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도중 어깨 통증 탓에 몇 차례 메디컬 타임을 불렀던 조코비치는 "앞으로 며칠 간 훈련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다음 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NP 파리바스 마스터스 대회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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