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대로 된 적수가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삼성화재의 가빈 슈미트(25ㆍ캐나다)에게 대항할 라이벌은 없었다. 키 207㎝의 가빈은 높은 타점과 폭발적인 파워로 V리그를 호령했다. 그러나 세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가빈에게 임자가 나타났다. 세계 최고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뛴 적이 있는 대한항공의 네맥 마틴(27ㆍ슬로바키아)이다. 마틴은 삼성화재와 첫 대결에서 가빈을 압도했다. 가빈은 마틴을 '괴물'로 표현하며 잔뜩 경계했다.
가빈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NH농협 V리그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9점을 올리며 3-2(25-17 21-25 18-25 25-20 17-15) 역전승을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4연승을 달리며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승점 10으로 대한항공, 드림식스와 동률을 이룬 삼성화재는 세트득실률에서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선두가 됐다.
하지만 가빈 39점(공격성공률 57.81%), 마틴 44점(공격성공률 70.18%)에서 보듯 경기내용면에서는 마틴이 더 나았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우리 블로커들이 마틴을 전혀 막지 못해 힘든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상대의 서브리시브 불안으로 손쉽게 1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2, 3세트에선 마틴에게 각 8점, 11점을 헌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 대신 김정훈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레프트 가빈을 라이트로 이동시키면서 블로킹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 게 적중하며 4세트를 25-20으로 따냈다.
5세트에서 삼성화재는 가빈, 대한항공은 마틴에게 공격이 몰렸다. 가빈이 9점, 마틴이 10점을 기록하면서 백중세를 보였다. 승부는 센터 고희진의 손에서 갈렸다. 고희진은 12-12 살얼음판 승부에서 마틴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16-15 매치포인트에서는 절묘한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국내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은 짜릿한 승리에도 마틴을 잔뜩 경계했다. 그는 "파워와 기술을 모두 갖춘 선수다. 앞으로 철저한 분석으로 대비해야만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KEPCO가 3-1(25-19 23-25 25-13 25-17)로 홈팀 드림식스를 따돌렸다. 안젤코 추크는 29점을 올리며 팀의 3연승에 앞장섰다. 반면 드림식스는 범실을 26개(KEPCO 14개)나 기록하면서 자멸했다.
여자부에서는 KGC인삼공사가 흥국생명을 3-2로 물리치고 2승(1패)째를 챙겼다. GS칼텍스를 3-1로 꺾은 현대건설은 3전 전승으로 선두를 탈환했다.
대전=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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