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경제산업장관이 탈원전과 원전 수출은 모순이 아니라는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에다노 장관은 5일 와세다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일본의 (원전) 기술이 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면 이에 답하는 것이 국제적인 책임이며 결코 모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에다노 장관은 "원전은 긍정적인 요인이 있는 반면 위험도 있다"고 전제한 뒤 "위험을 어느 정도 중시하는지는 국가마다 다르며 일본은 원자력을 우위에 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해 일본 내 원전의 신규 입지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에다노 장관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의 원전 의존은 줄이면서도 해외 수출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두고 나온 '2중 정책'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핵 없는 세상을 표방한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는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국내 원전을 비롯해 해외 원전 건설 수주까지 모두 폐기할 방침을 밝혔다. 반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집권 이후 탈원전 정책을 조금씩 후퇴시켰으며 해외 원전 수주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일본이 최근 베트남의 인프라 구축 지원에 11억8,000달러(1조3,000억여원)의 공공차관을 제공키로 한 것도 지난해 10월 베트남으로부터 원전 2기의 건설을 수주한 계약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강하다.
일본 언론은 에다노 장관의 발언을 두고 "인도, 터키, 요르단 등 원전을 도입하려는 국가가 늘어나자 일본 정부가 원전 신중론에서 현실론으로 이동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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