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해양경찰서 정갑수(57ㆍ사진) 서장이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중국 불법어선 조업 현장을 순시하던 경비함에서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4일 오전 6시30분부터 7시 사이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서방 65㎞ EEZ 해상을 순시 중이던 1001함(1,000톤)에서 정 서장이 바다에 떨어졌다. 그는 이날 오전 6시까지 조타실에서 철야근무를 하며 중국어선 검문검색 상황 등을 직접 지휘한 뒤 오전 6시 20분에 조타실을 나간 뒤 행적이 끊겼다. 이에 따라 군산해경은 경비정과 잠수요원을 투입, 수색작업을 벌여 실종 3시간여 만인 오전 10시쯤 인근 해역에서 정복 차림의 시신을 인양했다.
군산해경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전 6시 20분에 조타실(3층)을 나간 정 서장이 오전 7시 아침 식사시간에 식당(1층)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밤새 내린 이슬과 짙은 안개로 갑판이 미끄러웠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조타실을 나선 뒤 갑자기 너울성 파도가 일면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2월 퇴역을 앞둔 이 경비함에는 대원들의 추락을 막기 위해 세 줄로 된 1.5㎙ 높이의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함정근무만 13년 이상한 경비통으로 현장을 중시한 정 서장은 다른 서장들이 일년에 두 차례 바다에 나간 반면 올해 벌써 7, 8차례나 함정에 승선했다. 이날도 금어기(6~9월) 해제 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1박2일 일정으로 현장을 순시하기 위해 전날 오후 5시10분께 경비함을 탔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군산해경 직원들은 “신망을 받았던 서장님의 죽음이 믿어지질 않는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정 서장은 남원농공고를 졸업한 후 1977년 해경(순경특채)에 들어와 2007년 총경으로 승진, 본청 수색구조과장과 형사과장, 인천해경서장 등을 역임하다 올 1월 군산해경서장에 부임했다. 유족은 부인 전경려(52)씨와 2녀가 있다.
해경은 유족과 협의, 해양경찰청장 장(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8일 영결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군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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