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은 강경투쟁을 주도하며 대치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국회의석 295석 중 민노당은 6석에 불과하지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점거 등에 앞장서며 FTA 비준 처리 과정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오전 9시 민노당 이정희 대표와 강기갑 홍희덕 의원 등은 외통위 전체회의실에 들어가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가 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전체회의실을 점거한 6명의 야당 의원 중 민노당이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이들은 회의장 문 앞에는 책상과 의장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이후 3일 오후까지 점거를 풀지 않은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 처리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다들 (회의실 안에서) 나오면 끝이라는 심정"이라며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가능성에 맞설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법과 질서가 존중돼야 하는 국회에서 민노당의 행동이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초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사무총장실 테이블 위에서 펄쩍 뛰어 오르며 '공중부양' 논란을 일으킨 강기갑 의원은 2일에도 전체회의실을 점거하면서 회의실 내부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신문지로 가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강 의원이) CCTV를 가려 내부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다"며 "테러영화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의 행동을 두고 트위터 상에서도 '해외 토픽감이다',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서 왜 이렇게 해야만 하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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