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중원 인력난에 처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고민 해결사로 나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오텔룰 갈라치(루마니아)와의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2승2무(승점 8)로 조 선두를 지키며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눈길을 끈 것은 간판 스타 웨인 루니의 포지션 변경.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퍼거슨 감독은 루니를 최전방이 아닌 중원에 배치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마이클 오웬이 투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루니는 안데르손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이뤘다. 중원의 인력난 때문에 짜낸 궁여지책이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 마이클 캐릭, 톰 클레벌리는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대런 플레처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달 26일 올드숏타운과의 칼링컵 16강전(3-0)과 29일 에버턴과의 EPL 경기(1-0)에 잇달아 풀타임 출전,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맨유는 5일 선덜랜드와의 EPL 경기를 앞두고 있어'예비 전력'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퍼거슨 감독이 전격적으로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시킨 까닭이다.
박지성은 후반 35분 안데르손과 교체 투입돼 10여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42분 상대 수비 세 명을 제치고 루니에 좋은 패스를 내줘 쐐기골을 유도했지만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공식 기록돼 도움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박지성의 투입은 선덜랜드전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다. 선덜랜드전에서 '야전 사령관'의 중책을 맡기기 위해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박지성을 교체 출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퍼거슨 감독은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루니의 미드필더 전환과 관련, "중앙 미드필더에 부상자가 많다. 박지성을 그 자리에 투입할 수 있었지만 그는 선덜랜드전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의 선덜랜드전 출전이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올 시즌 첫'EPL 코리안 더비'의 1차 조건은 충족됐다. 지동원(20ㆍ선덜랜드)이 스티브 브루스 감독의 신임을 받는다면 지난해 9월 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의 맞대결 이후 1년 2개월 만에 한국 선수들이 EPL 그라운드에서 격돌하게 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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