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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흙탕 방송광고시장 구경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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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흙탕 방송광고시장 구경만 할 것인가

입력
2011.11.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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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태가 올 줄 알았다. SBS에 이어 공영방송 MBC까지 미디어렙을 설립해 독자적인 방송광고영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다음달 개국하는 종편4사가 이미 독자 광고영업을 하고 있어 방송광고시장은 진흙탕 싸움판이 되고 있다.

방송광고시장을 이렇게 약육강식의 무법천지로 방치하면 결과는 뻔하다. 방송들은 광고 유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시청률 경쟁을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프로그램에 매달릴 것이다. 힘이 약한 종교ㆍ지역방송은 더욱 어려워져 방송의 공공성, 나아가 미디어산업의 건전성과 다양성 역시 크게 훼손될 것이다. 이것이 과연 미래 경쟁력을 위한 미디어산업 구조란 말인가.

모두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의 책임이다. 헌법재판소가 KOBACO(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독점판매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 3년 전이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책임 떠넘기기, 눈치보기에 급급해 아직까지도 관련법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달 예산 심의와 함께 법안 심사를 재개하겠다고 말하지만, 팽팽히 맞선 여야의 속셈과 입장 차이를 감안하면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원칙을 밝혔으니 종편을 미디어렙에 넣든지 말든지, 1공영ㆍ1민영 미디어렙으로 하든지 말든지, 중소방송을 죽이든지 살리든지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안이한 현실 인식도 한심하다. "SBS나 MBC가 직접 영업을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상파 방송이 광고를 직접 판매한다고 반드시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단정하지 않는다"고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

방통위와 여당의 속셈이 종편 봐주기에 있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까지 태도를 보면 충분히 그런 의심을 받을 만하다. 방송이 종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론의 다양성과 공공성이 없는 미디어의 양적 확대는 무의미하다. 미디어산업 전체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방송광고시장의 과열 경쟁과 혼란을 막는 미디어렙법의 마련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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