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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소외된 아이들 이렇게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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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소외된 아이들 이렇게 돕자

입력
2011.11.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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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있었던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재ㆍ보선 결과를 놓고 언론과 정치권이 연일 표심 분석을 하고 앞으로의 정국전망을 하는 등 온통 선거기사 뿐이다. 필자는 다시 한번 '표'가 아닌 '인간'을 돌아보는 진정성을 권력층에 부탁하고 싶다. 각종 의견조사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시민 몇 분의 의견까지 포함하여 서로를 돌아보는 나라가 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체국 사서함○○'로 주소가 적힌 편지들을 받아보고 교도소 담 안에도 한국일보 독자와 시민들이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였다. 그분들의 편지에는 어린 시절 청소년기의 고달팠던 삶과 저지른 잘못을 되돌아 보면서, 담 밖에서 자라고 있는 부모 없고, 가난하고, 학교 그만두고, 집 나온 청소년들이 자신과 같이 잘못된 나락에 빠지지 않게 돌봐 달라는 부탁의 말들이 적혀 있었다. 본 지면을 통해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자의 책무라고 여긴다.

부러운 영국의 양극화 해소 대책

사회양극화를 해결해 가는 영국 정부의 정책을 보자. 영국에는 1990년대 중반까지 전체 아동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10만 명이 '상대적 빈곤'(중위소득 60%미만)에 놓여 있어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아동빈곤율을 기록했다. 영국 정부는 99년부터 빈곤가정 자녀지원을 위한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10년 사이에 아동빈곤율이 절반이상 낮아지는 효과를 보았다. 영국의 양극화 대책은 아이의 출생에서부터 시작된다. 5세 미만 영유아 대책은 낙후된 지역의 가정에 아동보육, 보건, 가족지원 등 원스톱형 토탈케어를 제공하고, 공공 보육시설 2만개를 설치한 것이다. 취학 연령의 아동들은 무료급식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먹기 어려운 신선한 과일 등을 제공받는 '건강한 출발' 정책도 있다. 낙후지역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스포츠활동을 통해 긍정적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배양하여 비행을 사전에 예방하고, 이미 비행을 한 청소년들은 동네 축구클럽에서 맡아 지도하거나 멘토링을 통한 상담지원을 한다. 필요한 경비는 아동기금과 청소년육성기금에서 충당한다. 영국 정부는 2008년에 2,700만 파운드(한화 480억 원)을 청소년육성기금에 투입하였다.

우리 정부도 영국사례를 따라야 한다. 청소년기본법에 의해 '청소년육성기금'이 조성되긴 했으나, 민간지원이라는 본래의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정부사업에 육성기금을 사용하여 현재는 기금이 거의 고갈상태에 와 있다. 최근에 복권수익금 등으로 기금을 충당하기로 했고 내년부터는 정부사업에 기획재정부가 예산편성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때늦었지만 제대로 된 결정을 한 것이다. 하지만 기금 사용행태의 전면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 법 제55조에는 기금의 사용처를 시설설치, 지도자양성, 단체육성, 정책홍보 등 주로 정책의 시스템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소외계층에서 원하는 것은 영국 처럼 개인적 문제를 예방, 지원, 보호해 주는 실천적 교육 및 복지 서비스다.

정부는 한가한 발상 버려야

국민들에게 아이들 삶의 고단함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일은 청소년정책을 책임진 여성가족부장관의 소임이다. 지금은 정책을 잘했다는 홍보를 할 때가 아니다. 정부 재정만으로는 메꿀 수 없는 소외된 가족들과 청소년들의 한계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IMF때 금이 모아졌듯이 사랑이 모아지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기본법에 명시된 '개인, 법인 또는 단체가 출연하는 금전, 물품 등 그 밖의 재산'이 공부 잘하는 명문대에만 기부되지 않고 소외된 청소년들을 돕는 일에도 들어오도록 호소하는 진정성 담긴 '홍보멘트'를 국민들은 듣고 싶을 것이다.

이명숙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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