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13일 경기 안산시 메추리섬 선착장. 아이 두 명이 미끄러져 바닷속에 빠져 허우적댔다. 우연히 이를 본 김택구(당시 50세)씨가 아들과 함께 물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아이 한 명을 먼저 끌어와 아들에게 넘겨주며 “먼저 물 밖으로 나가라”고 한 뒤 남은 아이 한 명을 향해 헤엄쳐갔다. 김씨는 왼손으로 아이 목을 껴안고 오른손으로 수영해 물 밖으로 나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안타깝게도 김씨는 아이와 함께 숨졌다.
보건복지부는 3일 익사 위기의 아이들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 김씨를 의사상자(義死傷者)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만약 아이를 놓아두고 혼자 나왔다면 살 수 있었지만 끝까지 아이를 구하려다가 숭고한 죽음을 당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20여년 전과 2008년에도 물에 빠진 이들을 구한 적이 있다고 복지부는 덧붙였다.
복지부는 김씨 외에도 6명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 고 신상봉(사망 당시 47세)씨는 8월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주변 방파제에서 파도에 휩쓸린 여성을 구했다. 그러나 자신은 거센 파도에 부딪혀 정신을 잃고 쓰러져 119구조대에 구조됐지만 다장기부전으로 9월 숨졌다. 고 임정식(사망 당시 29세)씨도 7월 물에 빠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외에도 복지부는 수해로 방안에 갇힌 모녀를 구하려다 다친 이기홍(37)씨, 주한미군의 필리핀 여성 성폭행 시도를 제지하려다 다친 조재휘(36세)씨, 도심에서 전라로 배회하는 여성을 경찰의 요청에 따라 잡으려다 다친 김희숙(55세)씨를 의상자로 결정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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