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스웨덴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런던 고등법원은 2일 지난해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았던 어산지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송환 판결이 정당하다"며 어산지 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어산지는 14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하면 조건부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지만 상고를 포기할 경우 10일 이내에 스웨덴으로 송환된다. 어산지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일단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산지는 지난해 8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뒤 지난해 12월 7일 런던에서 체포됐다. 20만파운드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어산지는 최근까지 지인의 집에 머물며 재판을 받아 왔다. 지난 2월 24일 런던 벨마쉬 치안법원은 스웨덴 검찰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대한 심리에서,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어산지의 주장을 기각하고 송환 판결을 내렸고 어산지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다.
어산지는 재판 과정 내내 이번 사건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옥죄기 위한 모함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또한 고소한 여성 2명이 사전에 성관계에 합의했으며 자신을 스웨덴으로 보내면 간첩죄를 적용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미국으로 신병이 넘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산지의 항소가 기각되자 그의 어머니인 크리스틴 어산지는 아들의 구명 운동에 나섰다. 그는 "어산지가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보내져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며 어산지의 고향인 오스트레일리아 국민들에게 "그가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정부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말 미국 외교전문 25만건을 폭로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불렸던 어산지는 스웨덴 송환 가능성에 최근 자금난으로 위키리크스 폐쇄 위기까지 더해지며 안팎으로 곤경에 빠지게 됐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