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예수회가 한일 양국에 각각 설립한 서강대와 죠치대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도쿄에 있는 죠치대 요츠야 캠퍼스에서 '서강-죠치 한일 정기교류전(SOFEX 2011)'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서강대에서 열린 첫 행사에 이어 두 번째 교류전은 축구 농구 등 운동경기를 비롯해 영어토론대회와 전통음악·댄스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두 학교 학생들이 한데 모여 몸을 부대끼고 사상을 공유하며 함께 춤추고 노래했다. 국경을 초월한 우정의 향연이었다.
서강대는 교류전을 위해 축구ㆍ농구부 선수단과 응원단, 교수와 교직원 등 120여명이 현해탄을 건넜다. 선수단 전원이 아마추어 운동선수로 이뤄진 서강대는 1일 열린 축구와 농구경기에서 모두 죠치대에 아쉽게 졌다. 최종 스코어는 축구 1대 3, 농구 62대 66. 지난해 승리를 이어가려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는 농구부 김경훈(경제학과4)씨는 "작년에 이겨 자신감을 가지고 연습했지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힘든 점도 있었다"고 했다.
스포츠 교류만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새롭게 추가된 학술문화교류의 하나로 열린 영어토론도 주목받았다.'정치ㆍ경제적 이유를 막론하고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두 학교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같은 시각 강당에선 양국 전통음악인 사물놀이와 쇼코쿠(箏曲) 공연 등이 이어졌다. 유시찬 서강대 이사장은 "아름다운 시합을 통해 중요한 열매를 맺었다"며 "오늘 만남으로 형성된 관계를 잘 키워나가 20~30년 뒤 여러분이 한국과 일본 사회의 주역이 됐을 때 서로 힘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죠치대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과 한국에 관심 있는 일본인 학생들은 행사의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재일동포 4세 송태숙(죠치대 교육학과3)씨는 "오랜만에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하니 마음으로 얘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강대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통일,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두 대학은 다음 행사부터는 대학원생과 교수들도 참여해 학술대회를 여는 등 정기교류전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엔 양국을 오가며 열기로 한 협약에 따라 서강대에서 개최된다.
1911년 일본 예수회에 의해 설립된 죠치대는 8개 학부에 1만2,000여명이 재학 중인 명문 사립대로 꼽힌다. 호소카와 모리히토 전 일본 총리 등을 동문으로 배출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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