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정치풍자 주간지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실은 뒤 테러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005년 서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슬람과 언론의 충돌이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2일 새벽 파리에 있는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조판실이 화염병 공격을 받아 시설 일부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잡지에 게재 예정이었던 만평을 인터넷 해킹으로 미리 본 무슬림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샤를리 엡도는 1면에 이 잡지의 편집장으로 무함마드를 등장시키고 그가 "당신이 웃지 않으면 100번 채찍질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만평을 그린 뒤 '샤리아(이슬람 율법) 엡도'라고 제목을 달았다. 뒷장에는 아랍의 봄 이후 총선이 실시된 튀니지에서 이슬람 정당인 엔나흐다가 제1당이 된 것을 기뻐하는 모습과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축출에 성공한 리비아의 무스타파 압둘 잘릴 과도국가위원회 위원장이 "앞으로 모든 입법은 샤리아를 토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잡지사측은 지난달 31일부터 만평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가면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이 쇄도했다"고 말했다. 삽화가인 샤르브는 "무슬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주(만평)에는 극히 드물게 무함마드가 등장했을 뿐"이라며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잡지사는 2006년에도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게재해 테러 위협을 받았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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