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이 아파트의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검거됐다.
서울수서경찰서는 강남구의 빈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 수천만원을 훔친 혐의로 김모(73)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0일 일원동에 있는 안모(56)씨의 2층 아파트에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 안방에서 5만원권 현금 5,800만원을 훔친 혐의다. 김씨는 또 이날 인근의 다른 아파트 5층과 6층도 동일수법으로 침입했다가 귀금속과 현금이 없자 그냥 나왔다. 김씨는 시가 10억원이 넘는 일원동 일대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다 밤에 불이 꺼져 있으면 빈 집으로 판단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당초 폐쇄회로(CC)TV를 통해 드러난 외양을 보고 김씨를 40대로 추정했다. 외양은 물론 체력적으로 탁월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물론 형사들이 권한 커피도 마시지 않는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 줬다. 김씨는 평소 산행을 하고 운동기구를 통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탄탄하고 다부진 몸매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김씨는 전과 19범으로 17세부터 동종 전과 전력이 있고 전과의 70%가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벌인 절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60대로 보이지만 약간만 떨어져 봐도 40대 중반의 체격과 몸매”라고 말했다.
경찰은 강북에 거주하는 김씨가 지난달 10여차례 강남 지역으로 온 것을 확인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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