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가 요인으로 추정되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태아를 포함해 모두 1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토론회에서 폐질환 피해사례 50건을 공개했다. 센터는 지난 9월에 8건의 피해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피해접수 현황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태아 1명을 비롯해 영유아(12개월 미만) 14명, 소아(12~36개월) 2명, 산모 1명 등 모두 18명으로 영유아의 피해가 컸다. 전체 피해사례의 절반에 해당하는 26명은 가족 피해자였다.
센터에 따르면 대전의 이모(4)군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올해 3월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한 후 한 달이 안 돼 숨졌고, 이후 어머니 김모(34)씨와 돌이 안된 이군의 동생도 간질성 폐렴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2005년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썼던 경기도 광명시의 김모양 남매의 경우, 2006년 4월 당시 생후 34개월 된 남동생이 원인미상 폐렴으로 숨졌고 이후 누나인 김양 역시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동물실험 등 추가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는 관련 가습기 살균제의 범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뿐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폐 손상과의 연관성은 이미 충분한 근거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강제 리콜과 같은 정부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피해 가족 중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며 시간을 허비하다 결국 아까운 생명을 잃은 경우도 많다"며 "유사 폐질환에 대해 안일한 대응이 나오지 않도록 시급히 의료지침을 마련해 1차 진료기관에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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