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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유네스코 이어 16개 유엔기구도 가입 추진/ '중동의 화약고' 또 위기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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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유네스코 이어 16개 유엔기구도 가입 추진/ '중동의 화약고' 또 위기감 커진다

입력
2011.11.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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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가입에 이어 다른 16개 유엔 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 인사를 체포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최근 포로 교환 등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이는 듯 했으나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다시 급랭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월 31일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은, 평화협상 없이 독립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시도이자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국제적 약속을 일방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뒤 "이스라엘에 위해를 끼치는 팔레스타인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회원국이 되면 가자지구 점령 등의 혐의로 자국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는데다 영토분쟁을 둘러싸고도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 팔레스타인에 독립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와 달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유네스코 가입은 정의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팔레스타인은 나아가 유엔 산하 16개 다른 기구의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브라힘 크라이쉬 제네바 유엔유럽본부 주재 팔레스타인 특사는 "유네스코 정회원국 가입은 수주 내 다른 16개 유엔 산하 기구에 가입하는데 있어 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군은 1일 하마스 고위인사 하산 유세프와 그의 아들 오와이스를 이들의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스라엘군은 유세프의 혐의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다. 이달 개최 예정인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 콰르텟(Quartet) 중재 이-팔 평화협상도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스라엘과 함께,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을 반대해온 미국은 유네스코 재정 지원을 중단키로 하고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월 중 유네스코에 제공하려던 6,000만달러의 지원금을 집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유네스코 지원 중단은 1990년대 친이스라엘 성향의 미국 의회가 팔레스타인을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유엔 산하 기구에는 지원금 제공을 중단하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초 유네스코 2012~2013년 예산 6억5,300만달러의 22%를 지원하기로 했었다.

미국이 재정지원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국제적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팔레스타인이 세계보건기구 등 다른 기구에 추가로 가입하면 유엔 체제 하의 미국 입장이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이 가입하는 유엔 기구에 미국이 계속 제재 조치를 취하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네스코 탈퇴도 미국에게 득 될 게 없다. 회원국 지위를 상실하면 세계지적재산권기구 등을 자동 탈퇴하게 돼 국제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없다.

미국은 이달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치러질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신청안 표결을 앞두고 이미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혀 찬성표를 던질 중국 및 러시아와 충돌이 예상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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