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48) 삼성 감독은 올해 초 일본 오키나와의 스프링캠프 한 달 반 만에 5kg이나 빠졌다. 초보 감독으로서 걱정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됐다.
그는 오키나와 전훈을 마친 뒤 "귀국하기가 싫을 정도였다. 오키나와에서 살고 싶었다"고 초보 감독으로서 시즌을 맞이하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삼성 감독은 '독이 든 성배'였다. 그러나 류 감독은 준비된 '초보'였다.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베테랑 감독을 능가했다.
류 감독은 2006년 이후 5년 만에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역대 감독 데뷔 연도 최다승(79승)과 최고 승률(0.612) 기록을 새롭게 썼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선 감독이 삼성에서 세운 74승, 승률 6할6리다. 한 팀에서 계속 뛴 프랜차이즈 출신 스타 감독이 통합 우승을 한 것은 류 감독이 처음이다.
류 감독은 빠르게 선수들과 하나가 됐다. 지난해까지 24년 간 삼성에만 몸을 담은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류 감독은 1999년 은퇴를 한 뒤 코치로 11년(2000~2010년)을 뛰었다.
류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후 "가끔은 야구를 시작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우승을 해서 너무 좋다. 내 생애 2011년 10월31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올해 초 괌 전지훈련 때 사장님과 단장님, 수석코치와 골프를 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쌍무지개를 처음으로 봤다. 그래서 예감이 좋았다. 우승하고 공개하기 위해 간직했다"고 털어놨다.
데뷔 첫 해 정규 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류 감독이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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