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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디어학자 그레이엄 머독 '디지털 시대와…' 출간차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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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디어학자 그레이엄 머독 '디지털 시대와…' 출간차 방한

입력
2011.10.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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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디어 정치경제학자인 그레이엄 머독 영국 러프버러대학 교수가 자신의 논문을 엮은 (나남 발행)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2006년 한국언론정보학회 초청 이후 두 번째 방한이다.

이 책은 한국언론학회 매체자본연구회가 머독 교수와 논의해 추천 받은 그의 논문 14편을 엮은 것이다. 그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디지털 기술로 인해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과 사회변화의 관계를 심층 분석한 글들이다.

머독 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작금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언론의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는 장으로 적극 평가했다. 언론, 특히 공영방송이 다양한 이해집단과 공동체들을 연결하는 디지털 링크를 발전시킴으로써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적 '디지털 공유지(digital commons)'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자 제안이다.

머독 교수가 가장 긍정적인 디지털 공유지 모델로 꼽은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그는 "비상업적 매체이며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것"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SNS가 단기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단편적인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다. 머독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도 SNS를 통해 선거자금을 마련해 당선됐지만 지금은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며 "사람들이 주목한 건 SNS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 역시 여러 정치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이며 SNS의 매체 특성보다는 SNS에 담긴 사람들의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독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비판적 연구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1980년대부터 꾸준히 자본과 언론의 관계를 분석했다.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서구 가치관이 제3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제국주의' 실태를 비판해왔다. 그는 "최근의 미국 문화제국주의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완성된 드라마, 영화만 수출됐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이를 '외국 프로그램'으로 인지했지만, 최근 프로그램 포맷이 수출되면서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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