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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원한 전설로 남을 산악인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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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원한 전설로 남을 산악인 박영석

입력
2011.10.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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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은 영원한 전설이 됐다. "언제나 나와의 싸움이 가장 두려웠다"던 산악인 박영석은 평생을 사랑한 히말라야 설벽에서 그 길고도 고통스러웠을 싸움을 끝내고 조용히 여장을 내려놓았다. 30일 안나푸르나 해발 5,200m 베이스캠프에선 이 불세출의 산사나이와 신동민ㆍ강기석 대원을 떠나 보내는 위령제가 가족 친지와 구조에 나섰던 산악인들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박영석의 일생은 보통사람으로선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불굴의 의지와 극한의 도전으로 이뤄진 진정한 알피니스트의 삶이었다. 1993년 첫 무산소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국내 산악계에 존재를 알린 그는 단 6개월 만에 히말라야 8,000m 고봉 5곳을 연속 등정하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일약 세계 산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이후 7대륙 최고봉 등정과 지구 3극점 정복까지 완료하면서 지금껏 세계 모험가들의 불가능한 꿈인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다.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였던 그는 그러나 또 다른 목표를 찾아냈다. 히말라야 14개 거봉에 새로운'코리안 루트'개척을 선언한 것이다. 세 차례 시도 끝에 2년 전 마침내 에베레스트 남서벽 새 길을 낸데 이어, 이번에 최악의 등반코스로 꼽히는 안나푸르나 남벽에 도전했다가 불행을 당했다. 실종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산악인들이 앞다퉈 원정구조단을 결성하고, 세계 산악인들이 잇따라 합류 요청을 한 것은 그에 대한 산악인들의 경외감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단지 산악영웅이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루고도 결과보다 과정에 더욱 큰 의미를 둔 그의 '등로(登路)주의'철학은 산악인뿐 아니라 모든 이들에의 삶에 뜻 깊은 교훈을 준다. 우리는 그가 숱한 절망과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나, 위령제를 올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산악인이기에 앞서 위대한 인간이었던 박영석 대장과 젊은 두 대원의 영면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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