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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비 넘긴 방콕, 이번엔 식수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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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비 넘긴 방콕, 이번엔 식수확보 비상

입력
2011.10.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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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대홍수 이후 최대 규모 수해를 당한 태국 수도 방콕이 제방 붕괴와 도심 전면 침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러나 저지대에서 부분 침수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은 단수조치로 식수부족 현상을 겪는 등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30일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방콕 북쪽에서 시내로 흘러 들어오는 빗물의 양이 예상보다 적어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잉락 총리는 "(방콕으로 역류하는) 조류의 움직임을 며칠 동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지만 "31일 이후로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실제 최대 고비로 간주된 29일 오후 짜오프라야 강의 수위는 홍수방지 제방(2.5m)보다 낮게 유지됐다. AP통신은 주말 동안 제방 두 곳에서 범람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지만, 이것이 제방의 전면 붕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바닷물 만조가 계속되는 31일까지는 여전히 높은 수위를 유지하겠지만, 현재 조류와 빗물 유입 상황으로 볼 때 수위가 2.49m를 넘지는 않을 전망이다. 태국 정부 예상대로라면 인구 1,200만명의 대도시 방콕은 불과 10㎝ 차이로 제방 붕괴에 따른 도심 전면침수 사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말 동안 집중 호우가 없었다는 점도 수위 유지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당국이 제방 수위를 낮추느라 도심 하수구와 수로로 빗물을 흘려 보내면서 방콕 저지대의 침수 사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30일 현재 1만여명의 시민이 84개 대피소에 수용되는 등 방콕의 50개 구(區) 중에서 북쪽과 서쪽 지역의 7개구가 이미 심각한 침수 피해를 겪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제방이 붕괴되지 않더라도 ▦방콕 서부의 짜오프라야 강 인접지역은 수위 0.5~1.5m의 침수가 최대 30일 동안 ▦방콕 중부 강 인접지역은 0~1m의 침수가 최대 15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 사수를 최우선 순위로 정한 정부가 제방을 쌓아 북쪽에서 밀려오는 빗물 유입을 막으면서, 방콕 교외 지역은 고스란히 수마의 희생양이 됐다. dpa 통신에 따르면 방콕 북쪽에 접한 논타부리주에서는 배수가 되지 않아 2주째 침수가 이어졌고 상류에서 떠내려 온 악어로 인한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물난리에 물이 부족한 모순적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방콕 시내 슈퍼마켓에서 생수가 동났고 음료공장이 침수로 피해를 입어 음료수 공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방콕 수도국은 29일부터 톤부리 지역의 급수량을 평소의 3분의 2로 줄이고 오전 6~9시, 오후 5~8시 두 차례로 나눠 제한 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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