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반대 시위를 하던 시위대 중 67명이 국회 진입을 시도해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진압과정에서 물대포가 등장하고 몸싸움도 빚어졌지만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위대 중 28명이 오후 3시20분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북문을 통해 국회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을 비롯, 국회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시도한 6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국회 의원동산에서 FTA 반대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이 북문을 차단한 뒤에도 일부가 계속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연행에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해산명령 및 차단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점거한 채 불법시위를 진행해 부득이하게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위대는 오후 5시쯤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정리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이들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는 1%를 위한, 고장 난 미국식 경제 제도를 이식하는 초헌법적 불평등 협상"이라며 "비준을 당장 중단하고 독소조항과 불이익 조항에 대한 전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미 FTA 저지 2차 범국민대회'에는 2,5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서울시경 소속 63개 중대 4,400여명이 투입됐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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