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선방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주요 IT수출기업들이 모조리 적자에 빠진 가운데에도 삼성전자는 4조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선전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IT코리아의 위상이 심각히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밖에 남지 않는 IT강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1조2,700억원, 영업이익4조2,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6% 줄었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침체국면을 감안할 때, 상당한 선방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효자는 역시 휴대폰이었다. 갤럭시S2의 선전으로 삼성의 휴대폰부문은 매출 14조9,000억원에 2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SA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3분기에 2,7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23.8%의 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올랐다고 이날 보도했다.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1,000만대 이상 적은 1,710만대(14.6%) 판매에 그쳤고, 노키아는 14.4%의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다.
반도체는 시황부진에도 불구하고 1조5,900억원의 흑자를 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LCD부진으로 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3분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IT기업들은 이번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일제히 적자성적을 내놓았다. 스마트폰 대응실패 이후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LG전자는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LG디스플레이도 LCD시장부진이 그대로 반영돼 4,9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2,7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9분기 만에 적자로 반전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경기침체로 PC, TV 등이 위축되다 보니 반도체와 LCD가격이 원가 이하로 추락했다"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휴대폰 가전 등 사업포트폴리오가 워낙 잘 구축되어 있어 위기 때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지만 다른 기업들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의 애로는 전 세계가 모두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는 부진 정도가 가장 심한 반도체 LCD쪽에 대형기업들이 몰려 있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시황이 개선되지 못하면, 그래서 삼성전자의 나홀로 독주가 계속된다면 IT코리아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남대종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나 LCD 업체들은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할 때 원가경쟁력 등 아직 버틸 저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몇 개 경쟁자들은 분명 탈락할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해 점유율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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