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부실대출 사례 중 최대 규모인 6,000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은 뒤 도주했던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가 27일 체포됐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이날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시행사 대표 이모씨를 부산에서 붙잡아 서울로 압송해 조사했다. 앞서 합수단은 이달 초 시행사를 압수수색했지만 이씨는 달아난 뒤였다. 합수단은 이르면 28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씨는 영업정지된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4,500억원,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1,6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총 6,000억원이 넘는 대출금은 대부분 불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저축은행 부실대출 사례 중 최대 규모다. 합수단은 이씨가 저축은행으로부터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자기자본의 20% 이내)을 피하고자 18개의 유령회사를 내세워 불법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고양종합터미널 사업에 대한 경영진단에 따르면, 이 사업의 회수예상 감정가는 1,400억원에 불과하다.
합수단은 앞서 고객 명의를 도용해 1,000억원대의 불법대출을 한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 이용준 행장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씨가 잠적해 고양터미널 사업과 관련된 혐의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씨가 붙잡힘에 따라 이씨를 상대로 유 회장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합수단은 서울 강남의 유명 나이트클럽 실사업자로 알려진 이씨가 대출금 중 수십억을 유명 연예인 A씨 등 3명에게 명품 핸드백을 사주는 등 스폰서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첩보도 확보, 사실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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